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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와 인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바로 그 부분에서 궁지에 몰렸을 때 종종 정신분열적 궤변을 늘어놓고는 한다.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싶지는 않은데, 비판에 대해 반박은 해야겠으니 사실 어쩔 수 없다.

예컨대 노무현의 '좌파 신자유주의'(이거 경제학의 한 조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나 이라크 파병 당시 유시민의 '원래 시민들은 반대하고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추진하는 것' 따위의 발언들이 그렇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쓸 수 없는 말이지만, 궁지에 몰린 '명망가'로서는 자신의 지지층을 지키기 위해 발악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신해철의 해명글 전문을 읽었다. 대학 새내기 수준의 문장으로 점철된 그 긴 글을 읽는 것은 참으로 고된 일이었지만, 지지하고 있던 사람 하나를 깔끔히 잊을 수 있게 되어 속이 후련하기도 하다. 나는 그가 박학다식한 지식인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가 예술인으로서, 신동엽 시인처럼 고결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좀더 나은 세상을 주장하는 처지라면 단 한 가지는 지켜줘야 한다. 그것은 지적 성실함이다. 자신의 잘못이나 오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일이다. 추한 궤변과 욕설을 늘어놓으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꼴은, 그가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그의 해명글에 대한 반박은 나보다 훨씬 잘 쓴 이런 글이 있다.

[정희준의 어퍼컷] "'논객 신해철', 결국 장사 위한 연출이었나" (프레시안)


정희준 선생도 언급하고 있지만 그의 해명글에서 가장 추했던 것은 자기가 돈 앞에 순결하다는 과시였다. 그러면서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내 앨범 한 번도 사지도 않은 것들이 언제부터 지지자 행세냐'라고 윽박지른다. 정신분열도 이쯤 되면 가련하다.

나는 김규항 선생을 매우 존경하지만, 좌파 지식인이 아닌 다른 면모(영화인, 드러머, 자전거 애호가 등)의 선생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고, 지지하지도 않는다. 세상의 진보를 말하던 신해철을 나는 좋아했다. 그러나 가수 신해철에는 관심이 없다.
 
당신의 표현 그대로 되돌려주마. "언제부터 이 나라는 인물에 대한 지지도 세트로 가야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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